2015년 4월 1일 수요일

영어로 면접보기, 자기소개

2월에 글을 남기고, 새로 시작한 회사 업무와 프로세스에 적응하느라 바뻐 4월이 되어서야 새로운 글을 남기는군요.
오늘은 짧게 영어면접, 그 중에서도 자기소개에 대해 정리 해 볼까 합니다. 단, 제 경험 위주이기에 저와는 다른 직종, 경력의 유/무에 따라 차이가 많을 수도 있습니다. :-)

한국에서 회사 생활 중 4년 반 정도의 경력은 PM역할도 있었지만, 그와 동시에 신규 서비스에 대한 전도사 역할을 해서 지법인 floor salesman trainer 혹은 Account Manager/Product Manager의 교육이나, 사업자 협의/PT 등도 담당을 해서 영어 PT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자신이 있었습니다. 사실 컬리지에서도 PT스킬이 없는 캐네디언들 보다 제가 PT는 더 잘했죠. PT에 대한 이야기도 풀어나가자면 3박 4일은 걸리는 이야기라, 혹 캐나다 유학을 앞둔 친구들을 위해 이건 다음에 따로 이야기 하겠습니다. ㅎㅎ

영어 PT/교육을 했다고 제가 영어를 잘하는 것은 아닙니다. 제 영어는 토종 한국인 수준 그대로이며, PT/교육은 출장 갈 때 마다 나름 잘했다는 피드백을 받았으면서도 네이티브들과 일상적인 기본 대화는 전혀 풀어나가지 못하는 영어 실력입니다.
일상 대화도 그렇고, job interview도 PT와는 또 다른 이야기입니다. job interview의 경우 기술 인터뷰는 차치하고라도 한국으로 치면 인성면접? 에 가까운 질문들을 어떻게 설명해야 하고, 제 자신에 대한 소개는 어찌해야 할지 등등... 기존에 해오던 영어 커뮤니케이션과는 다른 종류이며, 한국과 문화적 차이도 있기에 쉽지 않았습니다.

최종 면접까지는 지금 다니는 회사에서만 해 보았고, 이 회사 취직 후 근무기간 동안 몇달 전에 지원했던 회사들에서 뒤늦게 연락이 와서 인사 담당자와 전화 인터뷰나, skype를 통한 화상 면접은 몇 번 더 해 볼 기회가 있었고, 많지는 않아도 5-6번 정도의 인터뷰의 경험을 토대로 몇 가지 저만의 팁을 남겨볼까 합니다.


먼저 오늘은 자기소개입니다.

resume와 cover letter 작성 시에도 지원하는 회사에 대한 이해를 토대로 그 회사의 제품, 비지니스 영역, 지원 포지션의 역할에 맞게 수정해야 한다고 했듯이, 자기소개 역시 그에 맞춰야 합니다. 보통 인사 담당자와 전화 인터뷰 시에는 인사 담당자가 제 resume와 cover letter를 꼼꼼히 읽어보고 나름 스크리닝 한 후에 연락을 하는 것이라 저에 대해 잘 알고, 자기소개 같은 것을 요청하기 보다는 이력사항 중 몇몇 궁금한 점들을 추가 질문하는 수준이지만, 실제 실무 담당자들과 면접 시에는 제 resume와 cover letter를 다 읽고, 또 알고 오는 경우가 별로 없었습니다. 아마도 인사 담당자가 간략하게 프로파일 요약하여 보내준 메일 정도만 읽고 오는 것 같더군요. 자기소개 내용은 '엄하신 아버지와 인자하신 어머니 밑에서...' 이런 한국식 신입사원 자기소개가 아니라 professional로서 자기가 어떤 사람인지를 어필하는 것입니다. '나는 이런저런 경력이 있고 각 경력에서 내가 했던 일들은 주로 무었이고, 내가 가진 스킬셋은 어떤 것들이다' 이런 내용이 되어야 하는 것이죠. 미리 resume를 읽고 오는 경우는 드물지만, 면접이 진행되는 동안 resume를 읽어보기에, 당연히 자기소개 내용과 resume내용은 일치해야 하고요.

자 여기서 어떻게 자신을 어필할까가 가장 중요한데, 이는 지원 포지션에 맞춰 resume를 수정할 때와 같습니다. 지원하는 회사가 Software 아웃소싱을 하는 IT consulting firm이고 업계 특성상 다양한 고객들의 요구사항을 듣고 그에 맞춰 software solution을 제공하는 곳이라면 다양한 비지니스에 대한 경험과 요구사항 분석능력 그리고 그에 맞는 비지니스 로직 구현이 중요하겠죠. 사실 UI의 경우 이런 회사들은 이미 몇 벌 정도 set을 구비하고 있어 이미지와 텍스트 몇개 정도만 수정해서 공용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기에 업무상 중요한 부분은 아닙니다.

내가 이미 해왔던 경력과 업무는 이미 정해져 있는 것인데 어떻게 그에 맞추나요? 좀 더 고민을 해 보면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닐겁니다. 기존 경력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main role이 있지만 그 role을 수행함에 있어서 필연적으로 같이 수행해야 하는 role들이 있을 것이고 그 중에 적합한 것들을 고르면 됩니다. 예를들어, 제가 개발자로서 담당했던 역할은 통신 사업자용 컨텐츠 플랫폼 포팅이였습니다. 제 역할의 근간은 사업자의 플랫폼 개발 파트너사에서 주는 플랫폼 오브젝트를 가져와 단말기 펌웨어 빌드 시 링크시키고, 사업자 플랫폼에서 단말기 조작을 하기 위한 API들을 구현하는 것이였습니다. 하지만 업무를 진행하다보면 사업자 측에서 차기 버젼 개발을 위해 신규 API 구현에 대한 검토 요청도 간혹 있었습니다. 그러면 해당 기능을 각 플랫폼 레이어간 어떻게 연결시켜 주는 것이 최적의 방안일지... 우리 플랫폼에서 전달 받으면 좋을 파라미터는 무엇일지, 리턴 값의 종류는 무엇일지, async 타입일지 sync타입일지 등등에 대한 검토를 하여 알려주고 사업자측 기술 기획자, 사업자의 플랫폼 파트너사 개발자, 사업자의 컨텐츠 기획자들과 같이 협의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면 resume에도, 그리고 면접 시 자기소개에도 이런 내용을 한 문장 정도로 부각시킨다면, "고객인 통신 사업자의 컨텐츠 비지니스 니즈에 따라, 사업자, 컨텐츠 파트너, 플랫폼 개발사 등 멀티 파티들과 협의를 통해 새로운 인터페이스 설계 및 구현, 그리고 이에 대한 유지보수를 했었다" 이렇게 말할 수 있겠죠.
이는 "통신 사업자 플랫폼 담당자로 근무했고, 컨텐츠 플랫폼을 단말기 플랫폼 위에 상위 레이어로 포팅하고, 플랫폼간 인터페이스를 개발하고 유지보수 하는 업무를 담당했었다." 라는 말과 같은 말이지만, 고객 요구사항을 받아 분석하고 그에 맞는 솔루션을 개발하고 제시해야 하는 IT consulting 개발자를 뽑는 입장으로 느낌이 상당히 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같은 경력사항이라도 말을 어떻게 하느냐와 resume에 어떻게 기술하느냐에 따라 차이가 있기에 항상 지원 시 마다 지원하는 회사를 잘 알고 지원하는 포지션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니 단 한 벌의 resume로 묻지마 지원을 하고, 인터뷰 시 항상 같은 말만 하지 마시고, 지원 할 때 마다 그 회사와 포지션에 대해 이해를 먼저 하고 그에 맞춰 resume도 조금 수정해 주세요. 그리고 영어가 익숙하지 않다 보니 인터뷰를 진행하다보면 단어나 문장 구조가 떠오르지 않아 머리 속에 떠오르는 말들을 이어서 말을하게 되고, 그러다 보면 자신이 강조하고자 했던 부분이 사라지는 경우도 있는데, 반복 연습으로 미리 만들어둔 자기소개 문장을 외우거나, 자기소개 흐름 상 가장 중요한 키워드를 잘 숙지하셔서 해당 키워드들이 자기소개 시 나올 수 있도록 준비하시면 됩니다. 예를들어 제가 예시로 들은 자기소개 문장에서는 '비지니스 니즈에 따른 인터페이스 설계 및 구현', '멀티 파티들과의 협의' 정도가 키워드가 되겠죠.

얼마 전부터는 좀처럼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지 않는 것 보니 이제 토론토도 겨울이 끝나가고 봄이 오는 것 같습니다. 구직자 여러분들의 마음에도 봄이 찾아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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